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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story/예화&칼럼

[설교예화] 망각관련 예화 I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by №1★↑♥ 2021. 7. 15.

[설교예화] 망각 관련 예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동네 꼬마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논쟁의 주제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호랑이가 가장 무서워!' '아냐 귀신이 더 무서워'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사람이 가장 무섭데! 어느덧 땅거미가 지는 저녁이 다 되었지만 논쟁은 끝이 날 줄 모릅니다. 그때 아이들 옆으로 웬 나그네 한 사람이 지나갔습니다. '우리 저 아저씨에게 물어보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라..' 모진 세파를 겪은 얼굴과 남루한 차림의 나그네는 한참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그건 말이지... 망각이야, 망각! 잊어버리는 거! 망각이 가장 무서워'

 

 

 

  아마도 아이들이 나그네가 말한 망각이 가장 무섭다는 것을 이해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려야 하겠지요. 인간에게는 망각이라는 정신적 현상이 있습니다. 망각이란 경험했던 사건이나 물건을 기억 저편으로 밀어 넣어 버리는 것입니다. 정신과 의사들은 만일 인간에게 망각하는 기능이 없다면 모두 정신병자들로 변해버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망각의 순기능이 왜 없겠습니까마는 그러나 망각한다는 것은 비길 데 없이 슬픈 일입니다. 망각한다는 것은 내 인생의 조각들을 잃어버리는 무섭고 두려운 일입니다.

  프랑스 여류화가이며 시인인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이 이런 말을 했어요. ".. 죽은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잊힌 여인, 잊혀진다는 건 가장 슬픈 일이다!" "절 알아보시겠는지요?" 이런 질문을 받고 도수 높은 안경을 벗으며 "누구신가?" 기억을 더듬다가 끝내 상대를 알아보지 못하는 노인을 보노라면 우리는 너무 안타깝지요. 절 알아보겠느냐고 말한 초로의 여인은 그냥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초점 없는 눈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무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며 노인은 제 갈 길을 갑니다. 그것을 보면 망각이란 우리네 삶의 고귀한 부분까지도 삼켜버리는 악마의 장난 같아 보입니다. 잊어야 할 것은 많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녕 잊어버리지 말아야지요. 그것은 개인이든 국가든 민족이든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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