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헤립이 여호와를 모독하고, 히스기야가 성전을 찾아가 여호와께 기도함으로써 싸움의 차원이 바뀌게 됩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과 앗수르 왕 산헤립 중에 누가 역사와 민족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지를 보여주는 전쟁이 된 것입니다. 36장과 37장의 히스기야는 7장의 아하스와 대조가 됩니다. 아하스는 전쟁의 위험에 직면해 이사야의 구원의 신탁을 거절하고 앗수르에게 도움을 찾았지만, 그의 아들 히스기야는 예루살렘이 포위되는 위기 상황 속에서 여호와를 찾았을 뿐만 아니라 이사야에게 신탁을 부탁합니다. 아하사는 정치의 영역에서 여호와를 철저하게 배재시켰지만, 히스기야는 하나님을 역사의 무대 한가운데로 끌어들입니다. 히스기야가 어떻게 해야 여호와께서 예루살렘과 다윗 왕조의 보호자로 활동하실 수 있는지를 모범적으로 보여줍니다. 37장의 히스기야는 여호와께 의지하는 후대 왕들이 신앙적 귀감으로 삼아야 할 왕입니다. 그는 예루살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예루살렘에 다윗 왕조가 자신의 신학적 기반을 잊지 않고, 여호와께 전적으로 의존할 때에 그분은 다윗에게 준 처음 약속을 신실하게 이행하십니다.
이사야 37장 1-7절입니다. '1 히스기야왕이 듣고 자기의 옷을 찢고 굵은 베옷을 입고 여호와의 전으로 갔고 2 왕궁 맡은 자 엘리아김과 서기관 셉나와 제사장 중 어른들도 굵은 베옷을 입으니라 왕이 그들을 아모스의 아들 선지자 이사야에게로 보내매 3 그들이 이사야게 이르되 히스기야의 말씀에 오늘은 환난과 책벌과 능욕의 날이라 아이를 낳으려 하나 해산할 힘이 없음 같도다 4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랍사게의 말을 들으셨을 것이라 그가 그의 상전 앗수르 왕의 보냄을 받고 살아 계시는 하나님을 훼방하였은즉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혹시 그 말로 말미암아 견책하실까 하노라 그런즉 바라건대 당신은 이 남아 있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하시더이다 하니라 5 그리하여 히스기야 왕의 신하들이 이사야게게 나아가매 6 이사야가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너희 주에게 이렇게 말하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가 들은 바 앗수르 왕의 종들이 나를 능욕 한 말로 말미암아 두려워하지 말라 7 보라 내가 영을 그의 속에 두리니 그가 소문을 듣고 그의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며 또 내가 그를 그의 고국에서 칼에 죽게 하리라 하셨느니라 하니라'
협상단의 보고를 받은 히스기야는 입고 있던 옷을 찢고 굵은 베옷을 입고 성전으로 갈 뿐 아니라, 협상단의 대표와 원로 제사장들을 이사야게 사절로 보내 여호와의 신탁을 부탁합니다. 히스기야는 예루살렘의 구원이 오직 여호와의 개입으로만 가능함을 깨닫고 지체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합니다. 그는 여호와가 역사와 정치의 흐름을 결정하는 유일한 주체이심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절을 보내면서 자신의 심정도 이사야에게 전합니다. 환난과 책벌과 능력의 날이 여호와께서 앗수르를 징계하신 날이라면 여호와께서 지체 없이 개입해 주시기를 바라는 히스기야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말입니다. 남아 있는 힘이 없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고백도 체념에서 나온 한탄이 아니라 여호와의 개입을 호소하는 간저한 기도에 속합니다.
히스기야는 여호와를 모독한 산헤립의 방자함에서 그분께서 개입하실 수 있는 가능성을 봅니다. 여호와께서는 당신의 영예가 훼손당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많은 신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이시기에 산헤립의 모독에 침묵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패권국가의 권력을 이양하고 은폐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분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민족들의 운명과 역사를 결정하고 주관해 오신 분이십니다. 히스기야가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로 부르시는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여호와께서는 일찍부터 이사야를 통해 예루살렘의 대외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오셨습니다. 이사야의 하나님 여호와는 살아계신 하나님으로 강대국에 의존해 생존을 도모하려는 예루살렘의 정치를 고발하며 엄중하게 경고하셨습니다.
히스기야는 중보자의 역할을 인정하고 이사야에게 남아 있는 자들을 위하여 중보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죽음의 위협에 처한 하나님의 백성의 생존이 전적으로 그분의 개입에 달려 있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남은 자'라는 표현은 예루살렘을 제외하고 유다가 대부분 점령당하였음을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히스기야의 기도와 애씀이 인정을 받게 됩니다. 산헤립의 모독이 여호와께서 개입하시는 동기가 됩니다. '나를 능욕한 말'은 36장 18-20절을 가리킵니다.
두 가지 결정을 포함한 신탁이 주어집니다. 첫 번째 결정은 예루살렘의 해방에 대한 내용입니다. 여호와께서 한 영을 산헤립의 마음에 두어서 그가 소문을 듣고 제 나라로 철군하게 하십니다. 산헤립이 듣고 철군할 수밖에 없는 소문의 내용은 달리 언급되지는 않습니다. 이것을 통해 예루살렘이 제 능력으로 산헤립의 군대를 물리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적극적인 개입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탁의 두 번째 결정은, 산헤립의 죽음에 관한 것입니다. 산헤립은 제 나라로 돌아가서 칼에 맞아 죽을 것입니다. 주전 681년 산헤립은 제 자식들에게 살해를 당합니다. 교만한 권력에 사로잡혀 여호와를 모독했던 자의 비참한 말로 입니다.
다음은 이사야 37장 8-13절입니다. '8 앗수르 왕이 라기스를 떠났다 함을 듣고 랍사가게 돌아가다가 그 왕을 만나니 립나를 치고 있더라 9 그때에 앗수르 왕이 구스 왕 디르하가의 일에 관하여 들은즉 사람들이 이르기를 그가 나와서 왕과 싸우려 한다 하는지라 이 말을 듣고 사자들을 히스기야에게 보내매 이르되 10 너희는 유다의 히스기야왕에게 이같이 말하여 이르기를 너는 네가 신뢰하는 하나님이 예루살렘이 앗수르 왕의 손에 넘어가지 아니하리라 하는 말에 속지 말라 11 앗수르 왕들이 모든 나라에 어떤 일을 행하였으며 그것을 어떻게 멸절시켰는지 네가 들었으리니 네가 구원을 받겠느냐 12 나의 조상들이 멸하신 열방 고산과 하란과 레셉과 및 들라살에 있는 에덴 자손을 그 나라들의 신들이 건졌더냐 13 하맛 왕과 아르밧 왕과 스발와임성의 왕과 헤나왕과 이와 왕이 어디 있느냐 하라 하였더라'
항복을 받아내려 했던 랍사게는 실패로 끝납니다. 그 사이에 산헤립이 라기스를 떠나 랍나를 공격하고 있었기에 랍사게는 립나로 돌아갑니다. 산헤립이 라기스를 점령하고 립나를 공격하는 것이라면 예루살렘의 포위공격은 초읽기에 들어가는 것이고 구스 왕 디르하가의 출정소식을 듣고 라기스를 떠났다면, 예루살렘은 잠시나마 숨 돌릴 이유를 갖게 됩니다.
현재 문맥에서 9절은 산헤립이 급히 사신을 다시 히스기야에게 보낸 이유를 보여줍니다. 산헤립은 구스 왕 디르하기가 개입하기 전에 히스기야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재차 사신을 파견합니다. 산헤립은 히스기야가 의지하는 여호와를 노골적으로 모욕합니다. 산헤립은 히스기야에게 여호와께 속지 말라고 항복하라고 경고합니다. 그는 선왕들의 행적까지 들먹이며 히스기야의 저항이 파국으로 끝날 것임을 위협합니다. 앗수르 왕들은 다른 모든 왕들을 진멸시켰습니다. 히스기야만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고사는 느부라데 건너편에 있는 피트바히아니 지방의 수도로 멸망당한 북왕국 주민들이 유배를 당한 지역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음은 이사야 37장 14-20절 말씀입니다. '14 히스기야가 그 사자들의 손에서 글을 받아 보고 여호와의 전에 올라가서 그 글을 여호와 앞에 펴 놓고 15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16 그룹 사이에 계신 이스라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여 주는 천하 만국에 유일하신 하나님이시라 주께서 천지를 만드셨나이다 17 여호와여 귀를 기울여 들으시옵소서 여호와여 눈을 뜨고 보시옵소서 산헤립이 사람을 보내어 살아 계시는 하나님을 훼방한 모든 말을 들으시옵소서 18 여호와여 앗수르 왕들이 과연 열국과 그들의 땅을 황폐하게 하였고 19 그들의 신들을 불에 던졌사오나 그들은 신이 아니라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일 뿐이요 나무와 돌이라 그러므로 멸망을 당하였나이다 20 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이제 우리를 그의 손에서 구원하사 천하 만국이 주만이 여호와이신 줄을 알게 하옵소서 하니라'
오직 여호와만이 산헤립의 위험에서 구할 수 있음을 알기에 히스기야는 산헤립의 서신을 듣고 성전으로 올라갑니다. 그는 예루살렘의 구원을 구하기에 앞서 산헤립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조롱했음을 고발하면서 그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맞대면시킵니다. 여호와께서 당신의 권력을 부정한 산헤립을 징계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이를 위해 그는 먼저 온 세상이 여호와의 주권아래에 있음을.. 여호와만이 천하만국의 유일한 하나님이심을 고백합니다. 산헤립이 민족들을 폭력으로 굴복시키고 왕노릇 하지만 이는 거짓입니다. 땅의 모든 왕국을 통치하시는 분은, 하늘과 땅을 만드신 창조주이십니다. 창주만이 역사를 주관하기에 사람에 불과한 산헤립은 결코 절대 권력자가 될 수 없습니다. 히스기야는 앗수르 왕들이 열방을 정복할 때 그들의 신들 가운데 누구도 자기 나라를 구해내지 못했다는 산헤립의 주장을 일부 인정합니다. 앗수르 왕들은 신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민족들을 정복하고 그들의 땅을 황폐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앗수르 왕들이 열방의 신들을 불에 던져 살라 버렸음은 이것들은 신들이 아니라, 사람 손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임을 보여줄 뿐입니다. 산헤립은 신들을 이겼다고 주장하지만, 그의 무자비한 정복사업은 이방 신들이 헛것임을 주장할 뿐입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살아계신 분으로 사람이 나무로 만든 이방의 신들과 본질적으로 구별됩니다. 바로 이점에서 예루살렘과 유다는 앗수르 왕들이 이제껏 점령한 나라들과 상이한 것입니다. 히스기야의 기도에 따르면 예루살렘의 구원은 여호와께서 참된 하나님이심을 과시하는 사건이 됩니다. 다른 나라의 신들은 사람이 손으로 만든 것이어서 앗수르 왕의 손에서 제 나라를 구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산헤립의 손에서 구원받는다면, 여호와는 다른 신들과 달리 살아계신 신이 됩니다. 열방은 예루살렘의 훼방을 보고 절대권력을 주장하는 산헤립을 이기신 이스라엘의 여호와 하나님의 능력을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이사야서 37장 1-20절의 말씀입니다. 오늘의 말씀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묵상하고 적용해야 할까요? 위기 가운데 하나님 앞에 기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히스기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랍사게에게 남유다를 멸망시키겠다는 말을 들은 직후 히스기야는 신하들을 이사야에게 보내어 기도를 요청합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모욕하는 앗수르 왕을 벌하고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 간구를 들으시고, 하나님은 앗수르 왕은 자기 나라에서 칼에 맞아 죽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의인의 기도,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 하나님의 능력을 신뢰하는 자는 반드시 기도의 응답을 받게 됩니다. 여러분, 상황이 어려울수록 일이 많고 바쁠수록 더욱 간절히, 더욱 부지런히 믿음의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십시오. 고난의 계곡이 깊은 만큼 응답의 산 봉우리도 높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며 기도하는 자에게 반드시 응답하십니다. 몸과 마음으로 하나님을 찾는 자를 가없이 여기시고, 간절히 찾고 부르짖는 자들에게 귀를 기울이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사야를 통해 즉시 '내가 영을 보내어 산헤립에게 퇴각과 죽음이 임하게 할 것이고, 거룩한 하나님을 능욕한 산헤립에게 수치를 당하게 하실 것이다.'라고 응답하십니다. 그리고 이어서 히스기야는 산헤립의 위험 문서를 갖고 하나님 앞에 나아갑니다. 그리고 그 참람한 말을 똑똑히 들으시고, 하나님께서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십니다. 천하 만국의 유일하신 하나님, 천지를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을 상대할 수 없음을 증명해 달라고 요청하십니다. 이런 히스기야의 신뢰가 담긴 기도에 응답하십니다. 여러분, 삶의 문제가 있을 때 그 문제를 덮어 놓고 낙망하지 마십시오. 주님 앞에 히스기야처럼 그 상황을 열어 놓고, 주님 앞에 펼쳐놓고 간구할 때 주님은 반드시 그 기도를 듣고 응답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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